구지봉은 봉우리의 모양이 넓은 원형으로, 마치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과 같다. 『삼국유사(三國遺事)』의 가야 건국설화에 따르면, 가야 땅을 다스리던 아홉 추장이 구지봉에 모여 제사를 지내는데, 문득 하늘에서 알 여섯 개가 담긴 금합이 붉은 실에 매달려 내려왔다.
이튿날에 그 알 여섯 개가 차례로 깨어지며 아이가 하나씩 나왔다고 한다. 그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나서 열흘째가 되자 모두 키가 아홉 자가 넘는 어른이 되었으며, 그 가운데 맨 먼저 나온 이가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되었다고 전한다.
산봉우리 동쪽에는 수로왕비 허왕후릉(許王后陵)이 자리 잡고 있고, 구지봉 정상에는 1976년에 세운 여섯 개의 알과 아홉 마리의 돌거북으로 구성된 천강육란석조상(天降六卵石造像)이 있다. 그 북쪽 5m쯤에는 1908년에 건립된 ‘대가락국태조왕탄강지지(大駕洛國太祖王誕降之地)’라고 새겨진 비가 있다.
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거북의 목에 해당하는 부분에 고의적으로 도로를 개설하여 거북 모양의 원래 모습이 훼손되었다고 한다. 김해 구지봉은 2001년에 사적 제429호로 지정되었다.